비어있는 시골집에
낡은 거울과 빨간 플라스틱 바가지만이 한가로운 오후를
맞고 있다
위사진 중 오른쪽에 있는 거울을 근접해서 촬영하니 RGB가 보였다
거울속에 비친 그녀는 무얼 촬영하고 있었을까
빈집 / 기형도
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
잘 있거라, 짧았던 밤들아
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
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, 잘 있거라
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
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
잘 있거라,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
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
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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