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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 열다

비오는날 받은 부고장

by 아일랜드고영미 2009. 7. 25.

 

2009년 7월

소나기가 갑자기 퍼붓던 그 시간에 부고문자를 받았습니다

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문을 열기도 전

앞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내리던  비,

하얗게 쏟아지던 그 소나기처럼

당신의 부재는 그렇게 갑자기 나에게 왔습니다

 

 

비를 흠/뻑 맞은 채

차에 앉았습니다

마냥 흐르는 빗물이 어지럽습니다

 

 

 

 

실내미러에 비친 뒷 유리의 모습은 늘 보던 모습과는 좀 달라 보입니다

검푸른 나뭇잎의 흔들림일까요...

유리창에 맺힌 애절한 비의 흐름 일까요

내 마음이 저럴까요

 

 

 

사람을 잃는 것은 너무 쓸쓸합니다

사람들은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우는 걸까요

나는 아직도 그 방법을 잘 모르겠습니다

.

문득

모든 일의 순간이 두렵습니다

지금...실감 나지 않는 당신의 부재는 살면서 자꾸만 내 어깨를 들썩이게 하겠지요.

그 옛날 아버지의 죽음이 순간엔 덤덤하였지만

살다가, 살다보니...

 아버지 생각마다 내내 흐르는 지금의 이 빗물처럼 말입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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